SCP-057 - 멈추면 끝나는 방 (The Daily Grind)

SAFE 공포

산 사람이 들어오면 문이 닫히고 돌기둥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지하 석실, 멈추는 순간 짓눌립니다

기록 · 갱신

SCP-057 은 땅 밑에 묻혀 있던 원통형 석실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이 들어가면 문이 닫히고 안의 돌기둥들이 움직이며 그 사람이 쓰러질 때까지 걷게 만듭니다. 입수한 문서 전문을 순서대로 정리했고 내용은 빼지 않았습니다.

한눈에 보기

  • 일련번호: SCP-057
  • 등급: Safe
  • 한 줄 요약: 산 사람이 들어가면 돌기둥이 계속 움직이고, 지쳐 멈추는 순간 그 사람을 짓누르는 지하 석실
  • 재단의 공식 지침: 무단 출입만 막으면 되며, 안에 사람을 들여보내려면 O5 구성원 2명 이상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등급은 재단이 개체를 가두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매긴 것입니다. Safe 는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정해진 절차만 지키면 확실하게 가둘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방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누가 들어가야만 작동하므로 이 등급을 받았습니다. 다만 문서 끝에서 등급이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재단은 이것을 어떻게 가두고 있는가

특수 격리 절차는 짧습니다. SCP-057 은 옮길 수 없어서 재단은 이 방을 품도록 57 기지를 그 자리에 지어 두었습니다. 문서에는 발견 경위로 보아 바깥에서 이 방의 존재를 알 가능성이 매우 낮으므로 보안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무단 출입을 막는 것 말고는 따로 격리 절차가 없습니다. 별도 지시가 없으면 모든 연구는 Dr. Lewis 와 Dr. Walston 이 맡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SCP-057 안에 들어간 사람은 되찾을 수 없기 때문에, 출입은 O5 구성원 2명 이상이 승인해야만 허가됩니다. O5 평의회는 재단의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안은 느슨한데 출입 승인만은 최고위 두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들어가는 순간 사람 하나를 잃는다는 뜻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인가

SCP-057 은 높이 약 3 m, 지름 약 18 m 인 원통형 지하 석실입니다. 뚫을 수 없는 슬레이트빛 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안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닿는 평행육면체 돌기둥(직육면체에 가까운 기둥)이 수십 개 서 있고 SCP-057 이 작동하는 동안 이 기둥들이 여러 방향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입니다.

이 방은 ██/██/████ 에 █████ 아래 몇 미터 지점에서 발견됐습니다. SCP-███ 을 가둘 보안 격리 시설을 짓던 중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SCP-███ 은 ██ 기지라는 다른 장소로 옮겨졌습니다.

입구는 북동쪽에 있습니다. 사람이 들어가면 문이 닫히고 안의 벽들이 움직이는데, 들어간 사람이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만 안전하게 길을 찾을 수 있는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돌기둥들은 천천히 열렸다 닫히기를 되풀이하고 그 사람이 포기하거나 지쳐 쓰러지면 SCP-057 은 그 사람을 짓누릅니다. 그러고 약 20초 뒤 원래의 비활성 상태로 돌아갑니다.

이 과정은 안에 든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만 이어지며 며칠이 걸린 경우도 확인됐습니다. 방의 한계를 재 보려는 장기 실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동물, 기계, 시체로 한 실험은 모두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살아서 숨 쉬는 사람이 들어가야만 이 과정이 시작됩니다.

여기까지 읽고 한참 멈춰 있었습니다. 기계도 동물도 안 되고 오직 살아 있는 사람만 된다는 점이 이 방의 목적을 너무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사건 057-1: 허락 없이 들어간 인부

방을 파내던 도중, 재단이 발굴 작업에 고용한 인부 한 명이 ██/██/████ 오전 12시 57분쯤 허락 없이 석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 문이 닫혔고 석실에서 낮게 울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 표준 봉쇄 절차가 시작됐고, 주변 인원은 모두 대피했습니다.
  • 원격 조종 차량(ROV)을 투입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와 SCP-057 의 위험성을 안전하게 확인하려 했습니다.
  • 울리는 소리 말고는 방 바깥에서 이상 현상이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 다음 날 오전 4시 32분, SCP-057 이 갑자기 멈추고 원래 상태로 돌아갔으며 문도 다시 열린 위치로 움직였습니다.
  • 오전 5시 32분, 현장이 안전하다고 선언됐고 발굴은 더 이상의 사건 없이 끝났습니다.

해당 인부는 끝내 수습되지 않았습니다. 약 27시간 반을 버틴 셈입니다. 그 시간 동안 혼자 기둥 사이를 걸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실험 기록 057-1: D-1021 의 무전

Drs. Lewis 와 Walston 은 ██/██/████ 에 SCP-057 내부를 탐사하기 위한 통제 실험을 요청했고 O5 평의회가 곧바로 승인했습니다. 투입된 사람은 D-1021 입니다. D 계급은 재단이 위험한 실험에 투입하는 인원입니다. D-1021 은 두 박사와 주고받을 수 있는 무전기를 지니고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 방은 예상대로 움직였고 문이 그의 뒤에서 갑자기 닫혔습니다. 다음은 Dr. Lewis, Dr. Walston, D-1021 사이의 교신 녹취록입니다.

D-1021: 저기, 문 닫힌다는 말은 안 했잖아요. 다시 열어 줄 수 있어요? 여기 좀 소름 끼치는데요.

Dr. Lewis: 안 됩니다. 지시받은 대로 진행하고 주변을 묘사하십시오.

D-1021: 알았어요.. 음, 여기 돌기둥이 잔뜩 있는데, 계속 자리를 바꿔요. 저…

Dr. Walston: D-1021? 상태는 어떻습니까?

D-1021: 빌어먹을 기둥이 슬금슬금 다가왔어요. 막 움직이면서, 자기들끼리 배치를 바꿔서… [침묵]

Dr. Walston: 무슨 일입니까?

D-1021: 뒤쪽 기둥들이 닫히고 있어요. 앞쪽 기둥들은 벌어지고요… 이거 싫은데. [알아들을 수 없음] 이제 문이 안 보여요.

Dr. Lewis: 침착하십시오. 기둥을 따라 움직이면 괜찮습니다.

D-1021: 가만히 있으면 날 짓누를 거예요. 계속 움직여야 돼요, 안 그러면 짓눌려요. [17초간 침묵] 나 여기 얼마나 있어야 돼요?

Dr. Walston: 곧 끝납니다, 잘하고 있습니다. 계속 움직이기만 하십시오.

D-1021: 근데 여기 갇힌 거면요? 나… [D-1021 이 과호흡을 시작함] 갇혔어, 저것들이 날 짓누를 거고-

Dr. Lewis: D-1… 이봐요, 들으세요! 정신 차리십시오. 기둥들이 결국 출구로 데려다줄 겁니다. 진정하고 계속하십시오.

[피실험자가 눈에 띄게 진정함]

D-1021: 그러니까… 출구가 있다고요? 다행이다. 잠깐 무서웠어요, 다시는 못 [불필요한 대화 말소됨]

Dr. Walston: 네, 그대로 계속하면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이게 끝나면 가석방도 문제없을 겁니다.

[실험은 41분 동안 별일 없이 이어짐. 이 시점에서 D-1021 이 다시 눈에 띄게 불안해함.]

D-1021: 밖에서 이 방 크기 봤단 말이에요. 나 지금 빙빙 돌고 있는 거죠?

Dr. Lewis: 아닙니다. 열리는 기둥 사이로 계속 나아가십시오. 출구가 나올-

D-1021: 출구 같은 건 없잖아, 씨발! 이 개자식들이 날 여기 가둬 놓고, 이제 난 씨발… 갇혔다고!

[피실험자가 다시 과호흡을 시작함]

Dr. Walston: 당신은 갇히지 않았습니다, D-1021. 출구로 계속 가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강제로-

D-1021: 강제로 뭐!? 당신들이 나한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난 씨발 죽을 거야, 죽을 거라고-

Dr. Lewis: D-1-0-2-1! 공황에 빠지면 상황이 더 나빠질 뿐입니다. 집중하십시오!

[D-1021 이 울음을 터뜨림. 그는 이후 2시간 동안 기둥 사이를 지나가며 계속 울고,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음. 결국 울음이 그침]

D-1021: 그러니까 이게 끝이구나. [깊게 숨을 내쉼] 난 죽을 거야. 그냥 멈추고 눈 감아야겠다. 그렇게 나쁘진 않을지도 몰라. [몇 분간 침묵] 못 하겠어. 못 하겠어. 못 하겠어, 못 하겠어. 못 하겠어.

[D-1021 이 몇 분 동안 이 말을 반복함. 결국 목소리가 잦아들며 조용해짐]

Dr. Walston: D-1021?

[D-1021 이 그 자리에 멈춰 섬. 느리지만 거칠게 숨을 쉼. 희미한 흐느낌이 들림]

Dr. Walston: D-1021, 지시대로 방을 통과하십시오!

D-1021: 나.. 나…

[D-1021 의 조용한 흐느낌이 갑자기 끊김. 짧고 큰, 무언가 부러지고 꺾이는 소리가 들린 뒤 교신이 끊김. 이상하게도 D-1021 은 사건 057-1 에서 잃은 발굴 인부의 유해를 보았다고 보고하지 않았음. 이에 따라 D-1021 의 유해 수습도 시도하지 않음. 이처럼 결론이 나지 않은 자료 때문에 SCP-057 을 Euclid 로 재분류하는 안이 보류 중임.]

출구가 있다는 말은 박사들이 진정시키려고 한 말로 보입니다. 기록 어디에도 출구가 있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못 하겠어"를 반복하던 대목에서 오래 읽기를 멈췄습니다. Euclid 는 Safe 보다 한 단계 위로, 아직 다 이해하지 못해 행동을 확실히 예측할 수 없는 개체에 붙는 등급입니다. 문서는 결국 이 방을 다 알지 못한다고 인정하며 끝납니다.

개인적인 생각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인부의 유해가 보이지 않았다는 마지막 대목입니다. 짓눌린 사람이 어디로 가는지 문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방 안이 바깥에서 본 크기보다 훨씬 넓은 것인지, 짓눌린 사람이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이 방은 사람을 바로 죽이지 않습니다. 계속 걷게 하다가 스스로 포기할 때를 기다립니다. "The Daily Grind"라는 원제는 매일 반복되는 고된 일상을 가리키는 말인데, 쉬면 끝나는 방과 겹쳐 보여 씁쓸합니다. 이 이름이 그런 뜻으로 붙었는지는 문서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박사들의 태도도 오래 남습니다. 출구가 있다, 가석방도 문제없다는 말들이 사실이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말들이 D-1021 을 2시간 넘게 더 걷게 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관련된 것들

  • SCP-███: 번호가 검열된 개체로, 원래 이 자리에 격리 시설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SCP-057 이 발견되면서 ██ 기지로 옮겨졌습니다.

이 글은 SCP Foundation 위키의 "SCP-057"(저자: HLewis, NWalston)를 바탕으로 한 한국어 번역·해설이며, CC BY-SA 3.0 으로 배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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