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062 - 켤 때마다 다른 세계를 보여 주는 컴퓨터 ("Quantum" Computer)
속이 텅 빈 채로 켜질 때마다 존재하지 않는 세계의 데이터를 띄우는 컴퓨터
기록 · 갱신
SCP-062 는 겉보기엔 평범한 데스크톱 컴퓨터입니다. 다만 안에는 아무것도 없고 켤 때마다 전혀 다른 운영체제와 언어, 그리고 이 세상에 없는 데이터를 보여 줍니다. 입수한 문서 전문을 순서대로 정리했고 내용은 빼지 않았습니다.
한눈에 보기
- 일련번호: SCP-062
- 등급: Euclid
- 한 줄 요약: 회로도 없는 빈 케이스인데도 작동하며, 켤 때마다 다른 운영체제·언어·데이터가 나타나는 컴퓨터
- 재단의 공식 지침: 외부 네트워크 연결 절대 금지, 실험은 3등급 인원 2명 이상의 사전 허가와 독립 전원으로만
Euclid 는 재단이 쓰는 등급 가운데 하나로, 개체의 행동을 완전히 예측할 수 없어서 격리가 늘 확실하지는 않은 경우에 붙입니다. 당장 날뛰는 괴물은 아니지만 손을 놓아도 되는 물건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SCP-062 는 켜 볼 때마다 결과가 달라지니 이 등급이 어울려 보입니다.
재단은 이것을 어떻게 가두고 있는가
문서의 특수 격리 절차에 따르면 SCP-062 는 ██ 기지의 전용 격리실에 클린룸 조건으로 보관됩니다. 클린룸은 먼지와 오염을 철저히 통제한 방입니다.
- SCP-062 에 대한 모든 실험은 최소 두(2) 명의 3등급 인원에게 사전 허가를 받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3등급 인원은 재단 안에서 꽤 높은 보안 권한을 가진 직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실험은 반드시 독립된 전원으로만 진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 SCP-062 는 절대 외부 네트워크에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 SCP-062 에서 뽑아낸 모든 데이터는 분석이 끝날 때까지 외부 비휘발성 매체(전원이 꺼져도 내용이 남는 저장 장치)에 보관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네트워크와 전원을 이렇게까지 끊어 두는 이유는 문서 맨 끝에 가서야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인가
SCP-062 는 상표가 없는 개인용 데스크톱 컴퓨터처럼 보이며 제조처를 알 수 없는 알루미늄 케이스에 들어 있습니다. 무게가 약 24kg 으로 유난히 무겁고 제조사나 상표 라벨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케이스 뒤쪽 근처에는 열쇠 같은 것으로 긁어 새긴 듯한 "infomation is freedom [sic]"(정보는 자유다)라는 글귀가 발견됐습니다. [sic] 은 원래 철자가 틀린 그대로 옮겼다는 표시로, information 이 infomation 으로 잘못 새겨져 있다는 뜻입니다.
내부를 조사해 보니 SCP-062 안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일반 컴퓨터라면 메인보드가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빈 회로 기판 한 장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SCP-062 는 케이스가 완전히 닫혀 있어야만 작동하고 작동 중에 케이스를 열려고 하면 즉시 꺼집니다. 그런데도 SCP-062 는 평범한 데스크톱 컴퓨터처럼 제대로 돌아갑니다. 다른 점은 단 하나, 켤 때마다 성능, 운영체제, 들어 있는 데이터, 언어가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SCP-062 는 ████ 대학교 컴퓨터공학 연구실 지하에서 [편집됨]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그곳에 잠입해 있던 재단 요원이 이 물건을 압수해 ██ 기지로 옮겼고 그 뒤로 그곳에 격리되어 있습니다.
열어 보면 꺼지는 컴퓨터라니, 상자 속을 들여다보는 순간 결과가 정해진다는 양자역학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원제에 "양자"가 따옴표로 들어간 것도 그래서일 것입니다(제 추측입니다).
켤 때마다 나온 것들 — 부록 062-001
부록 062-001 은 "주목할 만한 작동 결과 목록"입니다. 모두 일곱 건이 실려 있습니다.
1. 날짜: █/██/██
SCP-062 는 카탈루냐어로 된 Windows XP 를 실행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들어 있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프랑스의 [편집됨] 은행의 1963년 5월부터 1987년 4월까지 금융 기록이었습니다. 이 기록은 잠입한 재단 요원들이 입수한 실제 은행 기록과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2. 날짜: ██/█/██
SCP-062 는 라틴어로 된 Debian Linux 를 실행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들어 있던 데이터는 █,███ 곡이 넘는 합창곡과 찬송가 녹음 자료실이었고 그중 ███ 곡은 알려진 어떤 모음집에도 없거나 한 번도 연주된 적이 없는 곡이었습니다.
3. 날짜: █/██/██
SCP-062 는 포르투갈어로 된 Solaris 의 한 버전을 실행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들어 있던 데이터는 [편집됨]의 홍보·마케팅 자료였는데, [편집됨]은 존재하지 않는 상업 우주비행 기업으로 보입니다.
4. 날짜: ██/██/██
SCP-062 는 OS/2 와 겉모습이 비슷한 정체불명의 운영체제를 실행하는 것으로 보였고 언어도 알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 언어는 나중에 보이니치 필사본의 언어와 아주 비슷하다고 밝혀졌습니다. 보이니치 필사본은 15세기 무렵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책으로, 지금까지 아무도 해독하지 못한 문자로 쓰여 있습니다. 들어 있던 데이터를 해독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5. 날짜: █/██/██
SCP-062 는 프랑스어로 된 [편집됨]을 실행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들어 있던 데이터는 표준 재단 업무용 컴퓨터의 데이터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위치 데이터가 가리키는 ███ 기지는 존재하지 않는 기지였습니다.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 줄에서 한참 멈췄습니다. 다른 세계에도 재단이 있다는 말처럼 읽혔습니다.
6. 날짜: █/█/██
SCP-062 는 아카드 설형문자로 보이는 문자로 된 Apple OS X 를 실행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카드어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쓰던 언어로, 점토판에 쐐기 모양으로 새기는 문자를 썼습니다. 들어 있던 데이터는 주로 종교 문헌과 의식·제례 절차에 대한 설명으로 보였습니다.
7. 날짜: ██/█/██
[편집됨]. SCP-062 를 강제로 꺼 버리기 전까지 바이러스가 어떻게 업무용 컴퓨터 3대와 파일 서버 1대를 감염시킬 수 있었는지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감염된 업무용 컴퓨터는 모두 격리됐습니다.
마지막 기록은 앞부분이 통째로 지워져 있습니다. 네트워크에 연결하지 말라는 격리 절차가 왜 생겼는지 여기서 짐작이 갑니다.
개인적인 생각
이 문서를 읽고 나면 SCP-062 가 다른 세계를 들여다보는 창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실제와 다른 은행 기록, 존재하지 않는 우주 기업, 없는 기지의 재단 컴퓨터까지 모두 "조금 다르게 흘러간 세계"의 흔적처럼 보입니다. 물론 문서는 그렇게 단정하지 않으며 이건 제 추측입니다.
더 마음에 걸리는 건 마지막 기록입니다. 창이 한쪽으로만 열려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창으로 무언가가 넘어와 재단의 컴퓨터 네 대를 감염시켰습니다. 들여다보기만 하던 쪽이 들여다보이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 역시 추측입니다.
케이스에 긁힌 "정보는 자유다"라는 글귀도 그냥 넘기기 어렵습니다. 누가 새겼는지 문서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발견자 이름이 [편집됨]인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짐작일 뿐입니다.
관련된 것들
- 이 문서에는 다른 SCP 번호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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