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030 - 호문쿨루스 (The Homunculus)
빛이 있어야 깨어나는 71cm 점토 인간, 재단이 '아리엘'이라 불러 주는 자문역
기록 · 갱신
SCP-030 은 키가 71센티미터밖에 되지 않는 회색 인간 형상의 개체입니다. 유출된 문서를 입수해 전문을 원문 순서대로 옮겼고, 내용은 하나도 빼지 않았습니다. 무서운 개체는 아닙니다만, 읽다 보면 다른 종류의 서늘함이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
- 일련번호: SCP-030
- 등급: Safe
- 한 줄 요약: 15루멘 이상의 빛이 곁에 있는 동안에만 깨어 있는, 17세기 수준의 학식을 갖춘 71cm 점토 인간. 스스로를 "아리엘"이라 부릅니다.
- 재단의 공식 지침: 17 기지의 개조된 인간형 격리실에 수용하고, 조명을 끄고 암막 커튼을 치면 비활성 상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17 기지 밖으로 내보내지 않습니다.
Safe 는 재단이 쓰는 등급 중 하나로, 격리 방법이 확립되어 있고 그 방법만 지키면 위험이 통제된다는 뜻입니다.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가둬 두는 법을 안다" 는 뜻에 가깝습니다. SCP-030 의 경우 불만 끄면 멈춘다는 점이 그 등급의 근거로 보입니다.
재단은 이것을 어떻게 가두고 있는가
문서에는 특수 격리 절차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SCP-030 은 17 기지 내의 개조된 인간형 격리실에 수용합니다. 체구에 맞춘 작업 공간과 의자처럼 키에 맞춘 소소한 개조를 포함합니다. 격리실 내부의 조명은 SCP-030 의 요청이 있을 경우 간단한 조광 스위치로 최대 2000루멘까지 조절할 수 있습니다. SCP-030 을 비활성 상태로 만들 필요가 생기면 직원은 외부 스위치로 조명을 끄고 필요에 따라 암막 커튼을 칩니다. 비활성 상태의 SCP-030 을 관찰하기 위한 표준 야시 장비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SCP-030 은 90일마다 한 번씩 개인 연구용 자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요청했던 자재는 새 자재를 전달하기 전에 모두 회수해 폐기합니다. 모든 자재는 연구직과 보안직 양쪽의 평가와 검열을 거칩니다. SCP-030 에게는 현대 과학 학술지나 서적에 대한 접근이 일절 허용되지 않으며 문학 작품은 서기 1623년 이전에 나온 것으로 제한됩니다. SCP-030 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지식의 순도를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적혀 있습니다.
서면으로 SCP-030 에게 자문을 구하려는 직원은 당직 감독 연구원에게 정식 요청서(문서 #030-RS/B)를 제출해야 합니다. 모든 서신은 보관됩니다. 대면으로 자문을 구하려는 직원은 희망 자문일로부터 최소 30일 전에 기지 관리부에 정식 요청서(문서 030-RP/A, 17-030/A)를 제출합니다. 모든 자문은 녹화·보관됩니다. 선임 연구직은 17 기지 내의 비제한 자료나 사건에 대해 관찰 소견을 얻기 위해 SCP-030 을 최대 1시간 동안 격리실 밖으로 임시 반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SCP-030 이 17 기지 경계를 벗어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요청은 희망 관찰 반출일로부터 최소 30일 전에 기지 관리부와 보안직에 직접 대면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모든 관찰 반출 건은 기록·보관됩니다. SCP-030 에게는 추적 장치(재고 관리 코드 #030-17-1)가 부착되어 있어, 17 기지 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언제든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30일 전 신청, 최대 1시간, 기지 밖 금지. 이 정도면 위험해서 묶어 둔다기보다는 일정을 잡아 만나는 자문역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무엇인가
문서의 설명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SCP-030 은 털이 없고 성별이 없는, 회색 빛깔의 인간 형상으로 나타납니다. 키는 71센티미터(28인치), 무게는 12.70킬로그램(옛 단위로는 2 브리티시 스톤)입니다. 눈은 홍채나 동공을 구분할 수 없는 단색 파란색으로 작게 깎은 사파이어를 닮았습니다. 목소리는 남녀를 구분하기 어려우며 뚜렷한 영국식 억양이 있으나 현대의 어느 지역 억양인지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SCP-030 은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이탈리아어,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 대화·독해·작문이 가능하며 여기에 더해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언어 두(2) 가지를 구사합니다. SCP-030 본인은 그 두 언어가 "상식으로 통하는 말" 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SCP-030 은 물리학, 화학, 천문학, 수학, 원예학에서 서기 17세기 학자에 준하는 지식을 보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들 주제에 대해 역사 기록에는 등장하지 않는 연구 계통의 지식도 보였습니다. 자연과학에 대한 이 대안적이거나 아예 알려지지 않은 접근법이, 자문 대상으로서 SCP-030 이 갖는 유용성의 한 축입니다.
SCP-030 은 1.5미터(5피트) 이내에 15루멘 이상의 광원이 있는 동안 활성 상태를 유지합니다. 빛이 없으면 SCP-030 은 비활성 상태가 되어 의식을 잃은 듯 보이고 생명 징후를 바깥으로 전혀 드러내지 않습니다. 다시 빛에 노출되면 5~10초 안에 활성 상태로 돌아오며 비활성 상태가 얼마나 길었든 상관없이 얕은 잠에서 깨어나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SCP-030 은 인간이 잠을 필요로 하듯 이 비활성 시간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며 가능한 한 오래 깨어 있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왔습니다.
SCP-030 에 대한 생검 분석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구조의 대부분은 잉글랜드의 켄트, 서리, 그레이터런던 지역에서 나는 점토로 이루어져 있으나 채취한 모든 시료에서 맨드레이크(Mandragora officinarum), 잿물, 수은, 그리고 사람의 피가 검출되었습니다. SCP-030 은 자기 몸의 작동 원리를 알아내기 위해 전면적인 탐색 수술을 하면 자신의 존재가 끝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SCP-030 에게서 떼어 낸 시료는 재생되지 않으며 개체의 온전함을 보존하기 위해 현재 시료 채취는 중단되었습니다. SCP-030 에게 손상을 입힐 수는 있으나 통증을 느끼지는 않는 듯하며 변형된 부위는 그냥 다시 빚어 원래대로 돌려놓습니다. 특기할 점은, SCP-030 은 사람의 손으로 직접 빚을 수는 없고 도구를 쓰면 표면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SCP-030 은 호흡하지 않고 영양 섭취가 필요 없으며 배설물을 만들지 않습니다. 다만 드물게 목욕을 요청합니다.
SCP-030 은 스스로를 "아리엘(Ariel)" 이라 부르며 직원들도 그렇게 불러 달라고 자주 요청합니다. 어떻게 만들어졌고 누가 만들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늘 외운 듯한 같은 문장이 돌아옵니다.
"그 부분은 잊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SCP-030 은 자신의 기원이나 창조자에 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매번 똑같은 어조와 박자로 이 대답을 내놓습니다. 그 구성 성분과 발견 장소를 고려할 때, 알라가다의 연금술사들과의 연관이 의심됩니다. (알라가다는 SCP-2264 로 분류된 개체와 얽힌 곳으로, 재단 문서에 이름이 오르는 이계의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금술사들에 관한 자료는 별도 문서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잊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라는 문장에서 한 번 멈췄습니다. 잊은 게 아니라 잊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표현입니다.
런던의 주차장 공사장에서 깨어난 날
SCP-030 은 ██/██/████ 년 6월 12일, 정확히는 6/12/████ 에 런던 모틀레이크 지구에서 주차장 건설을 앞두고 진행된 의무 고고학 조사 도중 발견되었습니다. 도로면에서 약 2.7미터(9피트) 아래에 묻혀 있었고 작은 석관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석관에는 아무 표식이 없었으며 조사 구역에서 다른 무덤들도 발견되었기 때문에 죽은 유아의 관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발굴 과정에서 석관 뚜껑이 깨지면서 SCP-030 이 햇빛에 노출되었습니다. 햇살이 닿자 SCP-030 은 몇 초 만에 비활성 상태에서 가벼운 활성 상태로 깨어나 모여 있던 공사 인부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좋은 오후입니다."
몇 시간 안에 재단의 그레이터런던 정찰 병력 요원이 호출되어 저항 없이 표본을 인수했습니다. 소수에 불과했던 목격자들은 기억 소거제를 투여받고 풀려났습니다. (기억 소거제는 재단이 목격자의 관련 기억을 지우는 데 쓰는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록 1 — 문서 030-C: SCP-030 보안 기록
원문에는 접이식으로 감춰 둔 보안 기록이 붙어 있습니다. 전문을 그대로 옮깁니다.
- 9/14/████: SCP-030 에 대한 추적 시스템 설치.
- 12/21/████: SCP-030 이 자신의 추적 시스템 고장을 신고. 여섯(6) 시간 내에 수리 완료. SCP-030 이 수리를 돕겠다고 제안했으나 보안상의 이유로 거절.
- 3/13/████: SCP-030 이 미확인 언어 알파("제피르")에 관한 18주 세미나를 완료. 연구직 다섯(5) 명이 유창한 수준으로 평가됨. 어휘 목록은 O5-█ 에게 전달. (O5 는 재단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인 O5 평의회의 위원을 가리키는 표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 7/2/████: 자문 도중 연구원 ██████████ 이 태양광 발전 기술에 관한 발언을 여러 차례 무심코 흘림. 해당 연구원이 실질적인 설명을 더 하기 전에 자문 종료.
- 8/12/████: SCP-030 이 마그네슘 공급을 요청하며 시료를 점화해 그때 나오는 빛을 연구할 의도라고 밝힘. 연구진이 요청 기각.
- 11/14/████: 사건 030-1. SCP-030 이 평범한 화분용 배양토로 보이는 것, 생강(Zingiber officinale), 72그램짜리 금홍석 함유 석영 시료, 23센티미터 길이로 감은 구리선만을 사용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상당한 세기의 지향성 자외선을 방출하는 물체/장치를 제작. 장치는 압수됨. SCP-030 이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그 효과를 재현할 수 없음. 이 연구 계통을 계속하도록 허용할지 판단하기 위해 연구진이 현재 자문 진행 중. SCP-030 이 광전 효과의 존재에 대해 극히 적은 정보만 접하고도, 그것의 대안적이며 어쩌면 변칙적인 발현 방식을 향해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됨. SCP-030 의 모든 연구는 검토가 끝날 때까지 중단되었으며 자재는 회수됨.
앞의 7/2 기록과 11/14 기록을 나란히 놓고 보면 순서가 보입니다. 누군가 태양광 이야기를 몇 마디 흘렸고, 넉 달 뒤 흙과 생강과 구리선으로 자외선을 쏘는 물건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이 문서에서 가장 마음에 걸린 부분은 1623년이라는 숫자였습니다. 재단이 SCP-030 에게 그 이후에 나온 글을 일절 주지 않는 이유는, 문서에 적힌 대로 "타고난 지식의 순도를 보존" 하기 위해서입니다. 달리 말하면 이 개체의 가치는 400년 전에 멈춘 머리로 생각한다는 데 있고 그래서 재단은 그 머리를 400년 전에 묶어 두기로 한 셈입니다. Safe 등급이 붙은 개체에게 가해지는 조치 중에서는 꽤 무거운 축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SCP-030 본인은 가능한 한 오래 깨어 있고 싶어 합니다. 조명 밝기를 조절해 달라고 요청하고 자기 추적 장치가 고장 났다고 스스로 알리고 수리를 돕겠다고 나섰다가 거절당합니다. 마그네슘을 태워 그 빛을 보고 싶다고 했다가 기각당합니다. 빛으로만 살아 있는 존재가 계속 빛에 관한 것을 요청하고 계속 거절당하는 흐름인데, 여기까지는 문서에 적힌 사실이고 그 요청들이 같은 동기에서 나왔다는 것은 제 추측입니다.
만든 사람에 대해서는 "잊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는 한 문장뿐입니다. 매번 같은 어조, 같은 박자라는 기록이 붙어 있는 걸 보면 연구진도 그 문장이 대답이 아니라 장치라고 본 듯합니다. 누가, 왜 이 작은 것에게 그런 부탁을 남겼는지는 문서 어디에도 없습니다.
관련된 것들
- SCP-2264: 알라가다와 관련된 개체로, 재단 문서에 이름이 오르는 이계의 도시와 그 궁정에 얽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SCP-030 의 구성 성분과 발견 장소를 근거로, 이 도시의 연금술사들이 SCP-030 을 만들었으리라는 의심이 제기되어 있습니다.
하위 문서
딸린 문서 1건을 순서대로 정리해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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