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009 - 붉은 얼음 (Red Ice)
0도 아래에서 녹고 그 위에서 얼어붙는, 물을 물려버리는 붉은 액체
기록 · 갱신
SCP-009는 겉보기에 증류수와 거의 같습니다. 다만 0°C 아래에서 액체이고 그 위에서 얼어붙는 붉은 액체입니다. 재단이 작성한 문서를 입수해 순서대로 정리했고, 내용은 빼지 않았습니다.
한눈에 보기
- 일련번호: SCP-009
- 등급: Euclid
- 한 줄 요약: 물의 열역학이 뒤집힌 붉은 액체. 보통의 물과 닿으면 그 물을 자기와 같은 것으로 바꿔 버립니다.
- 재단의 공식 지침: 시험 중이 아닐 때는 0°C를 넘는 온도에 절대 노출하지 않고, 격리 구역 30m 안에 수용액을 들이지 않습니다. 보관 온도는 -30°C ~ -25°C.
Euclid는 재단이 쓰는 등급 중 가운데 단계입니다. 완전히 얌전하고 예측 가능한 Safe와 가두는 것 자체가 최우선인 Keter, 그 사이에 있습니다. 행동을 다 파악하지 못했거나 조건이 어긋나면 격리가 흔들릴 수 있는 개체에 붙습니다. SCP-009는 "전기만 끊기지 않으면 괜찮다"는 쪽이어서 Euclid에 남아 있습니다.

재단은 이것을 어떻게 가두고 있는가
문서에는 격리 절차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 개체는 내열 합금으로 만든 밀폐 저장 탱크에 격리하며 탱크 규격은 2m x 2m x 2m 이상이어야 합니다.
- 시험을 진행하지 않을 때는 어떤 경우에도 SCP-009를 0°C를 넘는 온도에 노출하지 않습니다.
- 개체 격리 구역 30미터 안에는 어떠한 수용액도 들이지 않습니다.
- 개체의 격리실에는 온도 감지기를 설치하고 항시 감시해야 합니다.
- 냉각은 최소 3기(3)의 예비 냉각 장치로 유지합니다.
- 감지기나 냉각 계통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보고하고 즉시 수리합니다.
- 격리 구역 온도가 -5°C 위로 올라가면 언제든 격리실을 봉쇄하고 안전 범위(-30°C ~ -25°C)로 돌아올 때까지 냉각제를 채웁니다.
시험 중의 절차도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 시험 중 격리 구역은 완전 진공으로 유지합니다.
- SCP-009와 상호작용하는 인원은 완전 환경 보호복을 착용해야 합니다.
- 시험이 끝나면 모든 장비·인원·기타 물자는 탈수 처리를 거치고 12시간 이상 검역합니다.
- SCP-009의 성질을 보이는 수분이 발견되면 검역한 뒤 가능한 한 빨리 격리 구역에 추가합니다.
- SCP-009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된 생물은 화학적 건조로 종결하고 추출한 SCP-009 분자는 격리 구역에 추가합니다.
"오염된 생물은 말려 죽인 다음 그 안에서 뽑아낸 것을 다시 탱크에 넣는다"는 문장. 이것이 절차의 마지막 줄이라는 점이 오래 남습니다.
이것은 무엇인가
SCP-009는 약 ███ 리터의 물질입니다. 겉보기에는 증류수(H2O)와 닮았으나 선명한 붉은빛을 띠는 점이 다릅니다. 이 붉은빛은 모든 상(phase)에서 식별됩니다. 그래서 이상 성질이 발현되기 전에 오염된 물질을 알아내려면 이 빛을 보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보통의 물과 달리 SCP-009는 -100°C에서 0°C 사이에서 액체이고 그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고체가 됩니다. -100°C 아래에서는 증기와 비슷한 기체 상으로 기화합니다.
SCP-009의 원자 구조 조사는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 물질은 일반적인 물 분자와 동일해 보이나 표준 엔탈피 법칙과 달리 [편집됨]이라는 점만이 예외입니다. (각주: 엔탈피는 물질이 품고 있는 열의 양을 다루는 개념으로, 얼음이 녹을 때 열을 흡수하고 물이 얼 때 열을 내놓는 규칙을 설명합니다. SCP-009는 이 방향이 뒤집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기지의 외공간 물리학 상주 전문가인 Dr. █████는 SCP-009가 물리 법칙이 다른 우주에서 왔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SCP-009의 가장 위험한 성질은 보통의 H2O를 오염시키는 능력입니다. 어떤 수용액과든 접촉하면 SCP-009는 알려지지 않은 기제를 통해 자신의 이상 성질을 다른 물체와 생물에게 옮깁니다. 시험에서는 얼음, 증기, 차, 과일 주스, 해수, 혈액, 그리고 [데이터 말소]를 동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걸리는 시간은 온도와 영향받는 물질의 정확한 화학 조성에 따라 다릅니다. 관측된 범위는 3분에서 ██ 시간 사이입니다.
사람이 붉은 얼음이 되어 가는 네 단계
D 계급 인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물질에 의한 변환 과정이 드러났고 일정한 양상을 따랐습니다. D 계급은 재단이 위험한 실험에 투입하는 인원입니다.
- 최초 노출: 대상이 SCP-009에 노출되고 물질은 노출된 표면에 있는 수분을 동화하기 시작합니다. 이 단계의 생물은 약간 따뜻해지는 느낌 외에는 보통 별다른 증상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 표면 변환: 대상과 SCP-009 자체가 내는 열이 온도를 0°C 위로 올리면서 노출 부위에 서리가 끼기 시작합니다. 이 단계는 1분(1)에서 █ 시간까지 걸릴 수 있으며 그동안 대상은 표피에서 [편집됨] 결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 심부 조직 변환: SCP-009의 온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 대상의 몸 전체에 폭주 반응이 일어나고 그 결과 [편집됨]이 발생합니다. 얼음 결정이 [편집됨]하기 때문에 실제 출혈은 미미합니다. 그래서 대상은 최대 ██ 시간까지 살아 있고 의식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데이터 말소]
D 계급 인원에 대한 시험은 4/23/20██부로 중단되었습니다.
네 번째 단계가 통째로 지워져 있고 그 직후에 시험이 중단됐다는 두 줄이 붙어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한참 멈췄습니다.
부록: 회수 경위
개체는 11/05/19██, 알래스카 ████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재단은 토착 ████ 부족으로부터 보고를 입수한 뒤 개입했습니다. 이 부족이 먼저 본 것은 훼손된 시신이었습니다. 물개 사냥꾼 일행의 것으로, 마을에서 ██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난파된 듯했습니다.
피해자들은 모두 붉은 얼음에 갇힌 상태였습니다. 사인은 내출혈로 기록되었으나 정밀 조사에서 [편집됨]이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지역의 낮은 주변 온도가 결빙 과정을 늦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로 인해 완전 변환까지의 시간이 ██ 시간 늘어났고 피해자들은 [데이터 말소]까지 의식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SCP-009의 기원은 현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해당 지역의 유사한 사건이나 물질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현장의 증거는 [편집됨]을 시사하며 SCP-███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탐사 기록 A009-1 참조. 이 하위 문서는 별도 문서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부록: 11/09/19██
최초 보고와 표본 회수 이후, MTF-B7이 발견한 거미형 존재(첨부 파일 참조)가 실제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SCP-3023의 개체임이 확인되었습니다. MTF는 기동특무부대의 약어로, 재단이 특정 임무에 투입하는 현장 부대입니다. SCP-3023은 재단이 별도 번호로 관리하는 다른 개체입니다. 이 부록은 그 개체가 SCP-009 회수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남기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이 개체는 [데이터 말소]의 결과로 [편집됨]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부록: 12/06/19██
반복된 문의가 있어 다음을 명기합니다. 최초 피해자들이 발견된 해안선 구역은 해변에서 약 █ 미터 떨어진 헐벗은 암반이었고 주변 지역의 심각한 오염을 막을 만큼 충분히 건조하고 차가웠습니다. 만약 현장이 물에 더 가까웠다면 멸종 수준의 사건이 벌어졌으리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SCP-009를 Keter 등급으로 상향하는 안이 검토 중입니다.
바다에 몇 미터만 더 가까웠으면 끝이었다는 말. 재단은 문의가 반복돼서 어쩔 수 없이 적어 둔 것처럼 써 놓았습니다.
부록: 12/16/20██
실험 목적으로 SCP-009를 과냉각하는 것은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금지됩니다. 인원은 액체 질소를 개체에 통제된 양만으로, 그리고 온도가 허용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만 사용해야 함을 유의하십시오.
관련 참고: SCP-009를 상온 핵융합 연구에 응용하는 방안이 평가 대기 중입니다.
O-5 사령부 메모: 1/09/20██
O-5(오버시어 사령부)는 재단의 최상위 의결 기구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서에 실린 메모는 다른 절과 달리 말투가 눌러 쓴 편지 같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일단 Euclid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제기된 우려는 이해한다. 그러나 전력을 끊지 않고 아무도 격리 구역에 접근하지 않는 한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애초에 그래서 이것을 ██ 기지에 두고 있는 것이다.
상온 핵융합 연구에 관해서는, 지금은 보류한다. 솔직히 ██ 기지 같은 사고를 또 감당할 예산이 없다. 인양팀은 아직 Dr. █████의 [편집됨]을 찾지 못했다
마지막 문장이 마침표도 없이 끊깁니다.
접이식 문서: 교차 시험 보고 9507F23
다음 실험 기록은 SCP-507이 우연히 다른 우주로 이동한 일을 통해 회수했습니다. 그 우주에서는 해당 시험이 SCP-107을 사용해 수행되었습니다. 보고된 결과가 우리 우주에도 적용되는지는 검토 대기 중입니다. SCP-507은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평행 우주 사이를 오가는 인물형 개체이고, SCP-107은 그 시험에서 대상을 투입하는 장치 격으로 쓰인 개체입니다. 둘 다 재단이 따로 번호를 붙여 관리하는 것들입니다.
투입: SCP-009 10mL
결과: 시험 구역에 "붉은 눈"이 27분간 중간 강도로 내렸다. 시험 구역에 자라던 풀이 폭주 반응을 시작해, 몇 분 만에 구역 전체가 "결빙"되며 끝났다. 특기할 점으로, SCP-009의 반(反)엔탈피 반응은 SCP-107의 유효 반경을 넘어가지 않았으며, 그 이유는 아직 조사 중이다. 구역 내 풀이 아닌 식물들은 선명한 붉은색으로 변하고 크게 팽창했으며, Drosera capensis 종의 것과 비슷한 청록색 "촉수"를 내도록 변이했다. 이 촉수가 만들어 내는 점액은 이후 SCP-009의 미세한 방울로 확인되었다. 이 식물이 SCP-009를 세포 구조에 통합한 상태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는 현재 조사 중이며, 예비 가설은 이 식물이 해당 물질의 모(母)우주 식물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쪽이다.
(각주: Drosera capensis는 끈끈이귀개속의 식충식물로, 끈적한 점액이 달린 촉수로 벌레를 잡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이 문서에서 가장 무서운 대목은 변환 3단계입니다. 얼음 결정 때문에 출혈이 거의 없어서 대상이 최대 ██ 시간 동안 살아 있고 의식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죽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자비가 아니라 형벌이 되는 경우. 이렇게 담담한 문장으로 그것을 본 적이 드뭅니다. 알래스카의 사냥꾼들이 추위 덕분에 ██ 시간을 더 살았다는 기록도 같은 종류의 문장입니다.
O-5 메모와 12/06 부록을 나란히 놓으면 판단이 갈린 흔적이 보입니다. 현장 쪽은 "물에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멸종 수준"이라며 Keter 상향을 올렸고 위쪽은 "전력만 유지하면 문제없다"로 답했습니다. 저는 후자가 격리 성적표가 아니라 예산 이야기라고 추측합니다. 같은 메모에서 상온 핵융합 연구를 접는 이유로 ██ 기지 사고와 예산을 들거든요. 그러면서 Dr. █████의 [편집됨]을 아직 못 찾았다는 말로 문장이 끊기니까요. 물론 이건 제 추측이고, 문서에 적힌 것은 결정 그 자체뿐입니다.
한 가지 더, 기원에 관한 줄이 계속 걸립니다. 문서는 SCP-009가 물리 법칙이 다른 우주에서 왔을 수 있다는 Dr. █████의 견해를 담습니다. 교차 시험 보고의 예비 가설도 붉게 변한 식물이 그 "모우주 식물상의 반영"일 수 있다고 적습니다. 두 우주 이야기가 서로를 가리키는 셈입니다. 만약 그 추정이 맞다면 지금 탱크 안에 있는 ███ 리터는 표본이 아닙니다. 다른 세계가 새어 들어온 자리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이 역시 문서에 결론이 없는, 제 짐작입니다.
관련된 것들
- SCP-███: 문서에서 번호가 검열된 개체입니다. 회수 현장의 증거가 [편집됨]을 시사하며 이 개체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 SCP-3023: 재단이 별도 번호로 관리하는 거미형 존재. SCP-009 회수 현장에서 MTF-B7이 발견했고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개체로 확인되었습니다.
- SCP-507: 평행 우주 사이를 오가는 인물형 개체입니다. 이 개체가 다른 우주로 이동한 덕분에 교차 시험 보고 9507F23이 회수되었습니다.
- SCP-107: 교차 시험에서 SCP-009 10mL를 투입하는 데 쓰인 개체. SCP-009의 반엔탈피 반응이 이 개체의 유효 반경을 넘지 못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위 문서
딸린 문서 1건을 순서대로 정리해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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