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045 - 대기 변환기 (Atmospheric Converter)
질소를 물로, 아르곤을 소금으로 바꾸는 얼음 이십면체. 심해에 격리된 Safe 등급 개체입니다.
기록 · 갱신
SCP-045는 태평양 해저에 갇혀 있는 얼음 덩어리입니다. 겉보기에는 커다란 얼음 주사위 같지만, 가까이 다가온 공기를 전혀 다른 물질로 바꿔 버립니다. 입수한 문서 전문을 순서대로 정리했고, 빠뜨린 내용은 없습니다.
한눈에 보기
- 일련번호: SCP-045
- 등급: Safe
- 한 줄 요약: 반경 3.7미터 안에 들어온 질소를 물로, 아르곤을 소금으로 바꾸고, 가끔 스스로 회전하며 작은 지진을 일으키는 얼음 이십면체입니다.
- 재단의 공식 지침: 해저 연구 기지의 네온 가스로 채운 방에 고정해 두고, 사람은 원격으로만 다룹니다.
Safe 등급은 격리 방법이 잘 알려져 있어서 정해진 절차만 지키면 안정적으로 가둘 수 있는 개체에 붙는 등급입니다. 위험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개체도 처음 발견될 때 사람 1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재단은 이것을 어떻게 가두고 있는가
문서의 특수 격리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SCP-045는 해양 연구 기지 12의 반구형 방 안 검사대에 고정해 둡니다. 방은 반지름 5미터이고, 기지는 태평양 해저 -██.██, -███.██ 지점에 있습니다.
- 방 안은 기체 네온으로 채우고, 압력은 주변 환경과 평형을 이루도록 유지합니다.
- 방과 사람이 지내는 구역 사이에는 그 자리의 바닷물 5미터가 놓여 있습니다. SCP-045와의 모든 접촉은 원격 조종이나 로봇으로만 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 SCP-045를 검사대에 묶는 고정 장치에는 신속 해제 걸쇠가 달려 있습니다. 격리 돌파를 막아야 할 때 이 걸쇠를 풀도록 되어 있습니다.
SCP-045가 지진 활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재단은 대비책도 하나 더 적어 두었습니다. 지진 때문에 격리실이 손상되거나 뚫리면 원격 조종 드론으로 SCP-045를 회수합니다. 최적의 격리실 수리가 끝날 때까지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최소 10미터 떨어진 곳에 두도록 했습니다.
방을 왜 하필 네온으로 채웠을까요? 아래 설명을 읽고 나면 이유가 보입니다. 질소도 아르곤도 없는 기체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무엇인가
SCP-045는 얼음 XII로 이루어진 정이십면체입니다(각주: 얼음 XII는 물이 얼어 생기는 준안정 형태의 얼음입니다. 보통은 매우 높은 압력과 온도의 좁은 범위 안에서만 생깁니다). 표면 안쪽은 규칙적이고 복잡한 무늬의 평면 균열로 가득 차 있습니다. 평균 반지름은 1.7미터, 밀도는 2.6 g/cm³로, 보통 얼음 XII의 약 두 배입니다.
녹여도 다시 모입니다
SCP-045는 0.074~500켈빈(약 -273 ºC~227 ºC)의 온도와 0.4파스칼~3기가파스칼(약 3.95마이크로기압~29600기압)의 압력 범위에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녹이거나 기화시킬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물(H2O)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서로 끌어당겨 억지로 떼어 놓지 않는 한 아주 가까이 모여 있습니다. 조건이 다시 안정 범위 안으로 돌아오면 물은 곧바로 다시 업니다. 다시 얼기 전에 따로 떼어 둔 일부는 더 작은 이십면체로 얼어붙는데, 모양과 성질이 SCP-045 전체와 똑같습니다.
4차원 도형의 그림자
지금까지의 증거로 보아, 재단은 SCP-045를 초이십면체를 3차원에 투영한 모습으로 보고 있습니다(각주: 초이십면체는 4개의 공간 차원에 존재하는 정다포체이며, 정사면체 면이 600개입니다). SCP-045가 어떻게 낮은 차원의 투영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 그리고 이 원리를 차원 이상을 가진 다른 SCP 개체를 다룰 때 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문서에 적혀 있습니다.
회전과 지진
SCP-045는 2주에서 3개월 사이의 예측할 수 없는 간격으로 저절로 여러 축을 중심으로 동시에 회전합니다. 회전은 73초를 넘지 않습니다. 이 동안 SCP-045 바로 주변에서 작은 지진(리히터 규모 2.5 미만)이 연달아 일어납니다. 회전을 막으면 지진의 세기가 로그 함수적으로 커져 최대 리히터 규모 5.3에 이릅니다. 회전이 끝나면 SCP-045의 효과 반경이 회전한 시간과 같은 시간 동안 일시적으로 두 배가 됩니다.
공기를 바꾸는 힘
기체 질소나 아르곤이 SCP-045의 어느 부분에서든 3.7미터 안으로 들어오면 다른 물질로 바뀝니다(각주: 질소는 부피 기준으로 지구 대기의 약 78%를 차지합니다. 아르곤은 약 0.93%를 차지합니다).
- N2는 액체 물로 바뀝니다. 변환 비율은 N2 1.00 mol : H2O 1.98 mol입니다.
- Ar은 결정성 NaCl("식탁용 소금")로 바뀝니다. 변환 비율은 Ar 1.00 mol : NaCl 4.26 mol입니다.
이 각주를 보고 잠시 멈췄습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의 거의 80%가 질소입니다. 사람이 있는 방에 이것이 들어오면 공기가 순식간에 물로 바뀐다는 뜻입니다.
1972년, 잠수함 안에서 일어난 일
SCP-045는 1972년에 발견되었습니다. 해저 기지를 지을 만한 곳을 찾으려고 태평양 심해 평원을 정찰하던 재단 잠수함이 있었습니다. 이 잠수함은 예상 밖으로 좁은 범위에서 강하게 일어나던 연속 진동의 진원지를 조사하러 경로를 바꿨습니다.
SCP-045는 바위 틈에 끼어 있었습니다. 그 틈 때문에 회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틈에서 꺼낸 SCP-045를 더 연구하려고 잠수함 쪽으로 가져왔는데, 선내 대기가 효과 범위 안에 들어오자 이상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선내 격리 프로토콜이 처참하게 무너졌고, SCP-045를 놓아주고 잠수함이 범위 밖으로 빠져나가기 전에 승무원 12명을 잃었습니다.
문서는 이 장면을 몇 줄로만 적었습니다. 밀폐된 잠수함 안에서 공기가 물로 바뀌는 상황은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부록: 수소와 아미노산, 그리고 바닷속 생명
여러 해에 걸친 실험 끝에 우연히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SCP-045는 수소 기체도 단순한 아미노산들이 무작위로 섞인 혼합물로 바꿉니다. 비율은 H2 1 mol : 아미노산 0.04 mol입니다. 다만 이 변환은 수소가 소금물 속에 녹아 퍼져 있을 때만 일어납니다. SCP-045가 직접 만들어 내는 바로 그 소금물 같은 환경입니다.
SCP-045가 발견된 지점 주변 해저를 분석했더니, 미세 동물과 미세 식물로 이루어진 큰 군집이 있었습니다. 그곳의 지형과 위치로 예상되는 것보다 약 3배나 다양했습니다. 이 생물들은 모두 SCP-045가 만드는 아미노산이 통계적으로 지나치게 많이 쓰이는 생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지질 지역의 미생물과 비교한 결과입니다. 게다가 다른 유기물이 전혀 없는 순수한 소금물에 담가도 모두 잘 자랐습니다.
이 부록이 이 문서에서 가장 이상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얼음이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생명을 길러 왔다는 이야기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
처음에는 질소를 물로 바꾸는 위험한 얼음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사람 근처에 두면 공기를 빼앗아 가고, 회전을 막으면 지진이 커집니다. 재단이 이것을 사람 없는 깊은 바다 밑, 네온만 가득한 방에 두고 바닷물 5미터로 막아 놓은 이유가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런데 부록을 읽고 나니 인상이 달라졌습니다. 물과 소금과 아미노산은 생명이 시작하는 데 필요한 재료들입니다. 대기를 바다로, 바다를 생명의 재료로 바꾸는 장치처럼 보입니다. 제목의 "대기 변환기"라는 이름이 단순한 별명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왜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 문서에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어떤 행성을 생명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 도구일지도 모른다는 것은 제 추측입니다.
또 하나 마음에 걸리는 점은 이것이 4차원 도형의 그림자로 추정된다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보는 얼음 덩어리가 더 큰 무언가의 한 단면일 뿐이라면, 그 나머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재단도 아직 답을 모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된 것들
- 이 문서에는 다른 SCP 번호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차원 이상을 가진 다른 SCP 개체들이 언급되지만, 특정 번호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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