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039 - 원숭이 뇌 (Monkey Brain)
눈·입·소화기관을 잃고 더 똑똑해진 코주부원숭이 23마리, 그리고 같은 수술을 받은 한 남자
기록 · 갱신
SCP-039 는 눈도 입도 항문도 없는 코주부원숭이 무리입니다. 먹지 않고도 살아 있고 수술을 받기 전보다 훨씬 영리합니다. 그리고 문서를 끝까지 읽으면 같은 수술을 받은 사람이 한 명 나옵니다. 입수한 문서 전문을 순서대로 정리했고, 내용은 빼지 않았습니다.
문서 첫머리에는 다음 한 줄이 인용구처럼 걸려 있습니다.
당신의 짧은 인생 가운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기본적인 생물학적 욕구를 채우는 데 낭비되는지 알고 있습니까?
이 말이 누구 입에서 나왔는지는 문서 맨 끝에서 밝혀집니다.
한눈에 보기
- 일련번호: SCP-039
- 보안 등급: Level 2 (문서 열람 권한 단계입니다. 뒤쪽 부록은 Level 3 이상만 볼 수 있게 잠겨 있었습니다)
- 격리 등급: Euclid
- 2차 등급: 없음
- 교란 등급: Vlam
- 위험 등급: Caution
- 한 줄 요약: 눈·입·소화기관이 사라지고 지능과 다른 감각이 강해진 코주부원숭이 23마리. 같은 처치를 받은 인간 SCP-039-A 가 함께 있습니다.
Euclid 는 재단이 개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가둬 두는 결과를 확실히 장담할 수 없을 때 붙이는 등급입니다. 이 문서는 격리 등급 외에 교란 등급과 위험 등급도 따로 매겨 두었습니다. 교란 등급 Vlam 은 소수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 위험 등급 Caution 은 개인에게 경미한 위해를 줄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 분류 체계는 분류 위원회 메모에서 설명하고 있고 문서에 그 링크가 붙어 있었습니다. 별도 문서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재단은 이 원숭이들을 어떻게 가두고 있는가
재단은 살아 있는 SCP-039 개체를 77 기지의 야생 관찰실-2B(WOC-2B)에 두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77 기지는 재단의 격리 시설 가운데 하나입니다. WOC-2B 의 안과 밖은 경비원 2명이 언제나 감시해야 하고, WOC-2 는 매주 파괴 공작과 반입 금지 물품이 있는지 점검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문서의 이 부분은 77 기지에서 실제로 있었던 SCP-039 관련 사건 기록으로 연결돼 있었습니다. 다만 그 사건이 무엇이었는지는 이 문서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죽은 개체는 냉장 보관되며, 요청하면 연구용으로 열람할 수 있습니다.
SCP-039-A 는 [데이터 말소]. 이 첫 장에서는 그렇게만 적혀 있습니다.

원숭이를 가두는 데 경비원 두 명에 주간 점검까지 붙어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읽고 나니 이해가 됐습니다.
이 원숭이들은 무엇인가
SCP-039 는 해부학적으로 크게 바뀐 코주부원숭이(Nasalis larvatus) 23마리입니다. 문서에 정리된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눈이 없습니다. 눈구멍은 새로 자란 뼈로 메워졌습니다. 눈꺼풀이나 눈썹의 흔적도 없고 매끈한 피부만 남아 있습니다.
- 입이 극단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입구멍이 더는 없고 입술 흔적도 없이 매끈한 피부뿐입니다. 턱뼈는 관절을 따라 새로 자란 뼈 때문에 붙어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빨·혀·잇몸·입천장이 없고, 그 자리를 커다란 지방 조직 덩어리가 채우고 있습니다.
- 소화기관이 사라졌습니다. 식도·위·쓸개·장·방광이 모두 비슷한 모양과 부피의 지방 조직으로 바뀌었습니다. 항문은 새로 자란 피부로 막혀 흔적이 남지 않았습니다. SCP-039 가 어떻게 영양을 얻고 노폐물을 내보내는지, 혹은 그런 일 없이 어떻게 살아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청각·촉각·후각이 강해졌습니다. 절대 역치와 차이 역치(자극을 알아차리는 최소 세기와, 두 자극의 차이를 구별하는 최소 폭)가 원래 종보다 훨씬 낮습니다. 덕분에 앞을 보지 못해도 주변을 잘 돌아다닙니다. 낯선 곳에서는 물건을 톡톡 두드리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원시적인 반향 위치 측정일 것이라는 이론이 있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 지능이 높아졌습니다. SCP-039 는 주어진 모든 인지 검사에서 평범한 개체보다 꾸준히 높은 점수를 냅니다.
SCP-039 는 번식할 수 있습니다. 문서 작성 시점까지 격리 이후 다섯 마리가 태어났습니다. 같은 종끼리 유대가 아주 깊어서 갓 태어난 새끼를 돌볼 수 있는 어른 모두가 함께 돌보는 일이 많습니다. 새끼는 부모와 똑같은 해부학적 이상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런데도 검사에서는 SCP-039 개체와 원래 종 사이에 유전적 차이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SCP-039 는 접촉과 복잡한 일련의 콧소리로 의사소통합니다. 이 콧소리 가운데 상당수는 평범한 Nasalis larvatus 에서는 관찰된 적이 없는 것입니다. 원래 개체들은 구어 영어도 초보적으로 이해합니다. 이 지식은 새끼에게 전해지지 않지만, 새끼들도 재단 인원과 접하면서 영어를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익힙니다.
SCP-039 개체들은 기계 공구를 다룰 줄 알고, 주로 자동차 조립과 정비에 관련된 여러 복잡한 작업을 해냅니다. 이 지식은 타고난 것이 아닌 듯합니다. 갓 태어난 개체는 이런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유전자는 그대로인데 새끼도 얼굴 없이 태어난다는 대목에서 한참 멈춰 있었습니다. 수술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라는 뜻일까요?
부록 SCP-039-1: 버려진 연구소에서 나온 것들
SCP-039 는 1998년에 확보됐습니다. 재단 병력이 네바다주 ███████ 북북서쪽 약 25킬로미터 지점의 프로메테우스 연구소(Prometheus Labs) 시설을 급습했을 때입니다. 프로메테우스 연구소는 이상 현상을 연구·상품화하던 기업으로, 지금은 무너졌다고 합니다. 이 시설은 이미 버려진 상태였습니다. 언제 버려졌는지는 모르지만 프로메테우스 연구소가 붕괴하기 전이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 연구소에 대해서는 별도 문서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눈여겨볼 만한 회수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바깥 주차장에 버려진 자동차 2대.
- 화물 적재실에서 일부 분해된 상태의 세 번째 자동차.
- 전동 공구, 예비 부품, 페인트 등 자동차 정비 도구 여러 가지.
- 수술실에 있던 동물용 마취제, 수술 도구, 그리고 [데이터 말소].
- 작은 우리 20개. SCP-039 를 가두는 용도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든 우리가 비어 있었고 일부 해체돼 있었으며, 문짝이 떼어져 있었습니다.
- 더 큰 우리 2개. 역시 비어 있고 해체돼 있었으며, 침팬지 털과 배설물이 남아 있었습니다.
- 해부된 SCP-039 개체 하나의 냉동 사체. 일반적인 이상 외에 코와 비강까지 없었습니다.
- 성인 남성 3명의 유해. 치아 분석으로 Alan ██████, Damien ██████, Cole ████ 로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세 사람 모두 심한 둔기 외상으로 죽었고, 유해에는 침팬지 치열과 일치하는 생전·사후 물린 자국이 있었습니다.
- Cole ████ 의 개인 일지 (부록 2 참고).
- SCP-039 개체 18마리.
- SCP-039-A.
우리 문짝이 떼어져 있었다는 줄과, 사라진 침팬지 두 마리. 이 목록만 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강 그려지는데 일지를 읽으면 그림이 훨씬 구체적이 됩니다.
부록 SCP-039-2: Cole ████ 의 일지
일부 항목은 SCP-039 개발의 초기 시제품 단계를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문서에는 그 항목들이 실려 있고 SCP-039 와 관계없는 부분은 간결하게 하려고 잘라 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부분은 문서 안에서 "Document-039 열기 / 숨기기" 로 접혀 있었습니다.
데이미언이 과학 쪽 기록은 다 하고 있으니 이건 아마 쓸데없는 짓이겠지만, 뭐라도 할 일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일기장에게." 읽을 책을 더 챙겨 올걸.
문서에 따르면 시설에서 과학 기록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오늘 원숭이들이 왔다. 우리가 원한 원숭이는 아니다. 무려 "코주부원숭이"다. 그 베르너라는 놈한테 이걸 왜 데려왔냐고 물었더니 어깨만 으쓱하더니, 우리가 어떤 원숭이를 원하는지 말 안 했다고 했다. "원숭이"라고 들으면 "그래, 코 크고 뚱뚱한 놈으로 데려가야지" 하고 생각하는 미친놈이 어디 있나? 우리는 지구상의 다른 모든 연구 시설이랑 똑같이 붉은털원숭이를 원했다. 이제 예상보다 두 배는 큰 원숭이 스무 마리에 맞춰 장비를 전부 다시 맞추든가, 너무 작은 우리에 쑤셔 넣든가 해야 한다.
그놈이 이것들을 어디서 구했는지 궁금하지만 묻기가 좀 무섭다. 자기가 배우라는데 들어 본 적이 없다. 이름이 그런 걸 보면 독일 영화 같은 데 나오나 보다. 부업으로 희귀 동물 밀수[원문 그대로]를 한다니. 진짜 이상한 놈이다.
문서에 따르면 죽은 개체까지 포함해 시설에서 회수된 SCP-039 는 19마리뿐이었습니다. 사라진 스무 번째 개체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1999년, 스무 번째 개체가 SCP-1328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붉은 배우 극단(Red Actors Troupe)" 소유의, 그것 말고는 비어 있는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SCP-1328 은 재단이 따로 관리하는 이상 개체이고 붉은 배우 극단은 별도 문서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원숭이들은 잘 지낸다. 앞을 볼 수 있을 때보다 모든 검사를 훨씬 잘 통과한다. 데이미언은 아마 기억을 더 잘해서 그런 거라는데, 나는 적어도 일부는 산만해지지 않아서라고 본다. 나도 눈을 감으면 생각이 더 잘 되니까.
오늘 원숭이 한 마리의 코를 떼어 봤다. 어떻게 되나 보려고. 질식할 줄 알았는데 안 했다. 먹을 걸 얻는 데서 공기도 얻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얼마나 더 떼어 낼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숨을 안 쉬면 심장이 정말 필요할까? 지금쯤이면 남은 내장이 그것 정도밖에 없는데. 근데 심장을 뽑아 봐야 지능이 오르진 않으니 의미가 없다. 그냥 궁금할 뿐이다.
코 없는 놈이 이제 움직이질 않는다. 처음엔 죽은 줄 알았는데 맥박을 재 보니 살아 있었다. 불쌍한 녀석, 우울한가 보다. 나라도 앞을 못 보고 친구들한테 말도 못 거는데 주변에서 친구들 소리는 계속 들린다면 꽤 불행하겠지. 곧 정신 차리지 않으면 해부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 나머지 놈들은 이런 일이 다시 없게 코를 남겨 두기로 했다.
베르너한테 전화해서 침팬지를 주문했다. 이번엔 내가 무슨 동물을 말하는지 확실히 알아듣게 했으니, 망할 개코원숭이 같은 걸 끌고 오진 않겠지.
오늘 코 없는 놈을 해부했다. 딱히 이상한 건 못 찾았다. 뇌도 멀쩡하고 다 그대로였다. 뭐 어쩔 수 없지. 데이미언 말로는 코가 이 종의 사회 구조에서 워낙 중요하니까 이 종에만 있는 문제일 수도 있다고 한다. 글쎄, 눈이랑 입도 꽤 중요했을 텐데. 어쨌든 다른 종에 해 보기 전엔 확실히 알 수 없다.
베르너가 침팬지 두 마리를 데려왔다. 둘 다 수컷이다. 생각보다 크다.
원숭이들은 다 끝났으니 앨런한테 넘긴다. 앨런은 후원자가 될 만한 사람들한테 보여 줄 재주를 좀 가르쳐 볼 생각이다.
앨런 말로는 원숭이들이 빨리 배운다고 한다. 원숭이한테 전동 공구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게 현명한 건지 모르겠지만, 앨런 말로는 이제 사고 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한다. "원숭이 짓(monkey business)" 말이다, 하하. 수술 덕분인가 보다.
이번엔 코부터 떼어 보기로 했다. 그 원숭이가 의사소통을 못 해서 미쳐 버린 건지, 아니면 제정신이란 게 어떻게든 코에 달려 있는 건지 알아보려고. 아마 원숭이들한테 먼저 시험했어야 했겠지만, 먹이 주는 일에서 벗어나려고 바빠서 제대로 과학적일 겨를이 없었다. 연구비 신청이 거절되지만 않았어도. 그러면 시행착오를 해 볼 돈이 있었을 테고, 배우 따위한테 실험체를 의지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침팬지들이 싫다. 원숭이들은 생긴 게 웃겨서 괜찮았는데, 침팬지는 털 난 사람이랑 너무 비슷하다. 말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날 쳐다볼 때 정말로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더 똑똑해졌다는 걸 아니까 더 그렇다[원문 오타 그대로]. 저놈들도 날 안 좋아하는 것 같다. 내일 눈을 떼는 게 기다려진다.
다른 소식. 앨런이 진짜로 원숭이들한테 자기 차 타이어를 갈게 했다. 털 난 꼬마 피트 크루 같아서 웃겼다. 지금쯤이면 지구상에서 제일 똑똑한 원숭이들일 텐데, 앨런 말로는 아직도 배우는 중이란다.
원숭이들은 이제 사실상 천재다. 앨런은 원숭이들한테 자기 차 왁스칠, 엔진오일 교환, 그 밖에 내가 모르는 자동차 일들을 시켰다. 이걸로 윗선이 연구비를 다시 검토해서, 인간 실험으로 넘어가는 데 필요한 걸 주면 좋겠다. 안 되면 적어도 이 원숭이들을 MC&D 같은 데 진짜 정비공보다 싸고 귀여운 대안으로 팔 수는 있겠지.
MC&D 는 이상 물품을 사고파는 집단인 "마셜, 카터 앤드 다크(Marshall, Carter and Dark)" 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오늘 침팬지 한 놈이 날 물려고 했다. 입을 떼기 전까진 다시 안 들어간다. 그 새끼들은 굶어 죽든 말든 상관없다. 데이미언이 알아서 하겠지. 데이미언은 아직 입은 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게 마지막 남은 얼굴 부위라서, 코 없는 원숭이한테 일어난 일이 저놈들한테도 생길까 봐 걱정하는 거다.
오늘 베르너한테서 전화가 왔다. 우리한테 줄 유인원이 한 마리 더 있단다.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그냥 웃기만 했다. 내일 오겠다고 하고 끊었다. 우리가 이미 허덕이는 거 모르나? 원숭이 한 마리 더 둘 공간도 없고, 먹이는 더 없다.
문서에는 SCP-039-A 에 관한 추가 정보는 Level 3 이상 인원만 볼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내일 눈을 떼는 게 기다려진다" 는 줄이 일지 전체를 요약하는 듯합니다. 이 사람은 끝까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실감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부록 039-3: 얼굴을 지운 남자, SCP-039-A
이 부록은 "Level 3 권한 입력 → 접근 허가" 단계를 거쳐야 열리게 되어 있었습니다.
특수 격리 절차: 재단은 SCP-039-A 를 표준 인간형 격리실에 두되, 앞을 보지 못하는 점에 맞춰 시설을 조정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설명: SCP-039-A 는 Jacob ██████████ 라는 성인 남성입니다. SCP-039 를 만든 것과 같은 과정을 거쳐 눈·코·입과 그에 딸린 기관계가 모두 제거됐습니다. 지능과 남은 감각이 비슷하게 강해졌고 다른 심리적 변화도 겪었습니다.
다음은 Cole ████ 의 일지 가운데 SCP-039-A 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사람이다. 베르너가 말한 "유인원"이? 망할 사람이다. 제이크라는 남자. 길바닥에서 주워 온 약쟁이겠지. 아마 약을 잔뜩 준다고 꼬여서 베르너가 몰고 다니는 그 소름 끼치는 빨간 밴에 태운 다음 우리한테 떠넘긴 거다.
여기서 우리의 최종 목표가 인간 지능 향상이라는 건 알지만, 지금 단계에선 인간 실험을 할 준비가 안 됐다. 데이미언은 생각이 다르다. 큰 기회라고 한다. 인간 시제품을 성공시키면 연구비는 당연히 승인되겠지, 그렇지? 맞는 말이지만, 이게 완전히 다른 차원의 불법이고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사실은 안 바뀐다. 아직은, 윗선 승인 없이는 하고 싶지 않다.
망할 데이미언
어젯밤 그 개자식이 내 뒤통수를 치고 제이크를 수술했다. 얼굴 전체를 한 번에 떼어 냈다. 제이크가 그 자리에서 쇼크로 안 죽은 게 다행이다. 아직 깨어나지 않았으니 그럴 수도 있다. 데이미언한테 한 번만 더 이러면 망할 침팬지 먹이로 줘 버린다고 했다. 나는 시체 처리할 준비가 안 돼 있다! 이 망할 사막 한복판에서야 어렵진 않겠지만, 그래도.
오늘 제이크가 깨어났다. 벌써 돌아다니고 다 한다. 이렇게 빨리 회복한 것도, 이 모든 걸 이렇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좀 소름 끼친다. 뭘 하는지 알고 신청한 거겠지만, 그래도 얼굴 없이 깨어나면 조금은 기분이 이상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상한[원문 오타 그대로] 게 하나 있다. 제이크가 이제 약이 당기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 올 때 크랙인지 필로폰인지 뭔지 아직 좀 갖고 있었는데, 그걸 치워 달란다. 자기 말로는 원래 지금쯤 한 대 땡기고 싶어야 하는데, 수술 뒤로는 그런 충동이 없었다고 한다. 얼굴을 떼어 냈는데 어떻게 중독이 나았는지 모르겠다. 지능을 올려 주긴 하지만, 뇌 화학을 그런 식으로 바꿔선 안 되는 건데. 데이미언도 나만큼 어리둥절해한다. 애초에 이 미친 생각을 하게 만든 그 낡아 빠진 책에 파묻혀서 알아내려고 애쓰는 중이다. 내가 봐 주겠다고 하고 싶지만, 나는 라틴어를 모른다.
문서에 따르면 시설에서 이런 묘사에 맞는 책은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제이크가 오늘 원숭이들을 보고 싶어 해서 (내 판단엔 반대였지만) 앨런한테 데려갔다. 앨런은 원숭이들한테 자동차 엔진 조립을 가르치는 중이었는데, 믿기 어렵겠지만 아주 잘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숭이들이 낯선 사람이 들어온 걸 알아챘다. 냄새를 맡은 거겠지. 몇 마리가 다가오자 제이크가 쪼그려 앉아 쓰다듬었다. 데이미언이 원숭이들이 보통은 별로 친하게 굴지 않는다고 경고했는데, 원숭이들은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손을 뻗어 제이크 얼굴을 만지더니 코를 엄청 킁킁댔다. 자기들이랑 똑같은 인간을 찾아서 신이 난 것 같았다. 전부 정말 이상했다.
이제 침팬지를 보고 싶다는데 안 된다고 했다. 하나뿐인 인간 실험체가 물어뜯겨 죽게 둘 여유는 없다. 그래도 데이미언은 제이크가 그 원숭이처럼 미치지 않았으니 침팬지들 입도 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제이크한테 이상한 일이 생기지 않으면 내일 하게 될 것 같다.
데이미언은 침팬지들이 제이크를 만나기 전까진 수술하고 싶지 않단다. 특이한 소리를 내는지 보고 싶다고. 뭘 기대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원숭이들이 한 걸 보면 확인해 볼 만하다고 한다. 그래도 너무 위험하다고 했더니 데이미언이 좀 짜증을 내면서, 침팬지들이 공격적으로 구는 건 내가 걔들을 싫어해서 나한테만 그런 거라고 했다. 오기 싫으면 안 와도 된다길래 안 가기로 했다. 똥이나 맞았으면 좋겠다.
이거 참 소름 끼친다. 데이미언은 제이크랑 침팬지들이 정말로 대화를 했다고 맹세한다. 원숭이들이랑 똑같이 얼굴을 만지더니, 침팬지들이 우우거리고 하는 동안 제이크는 알아듣는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제이크는 데이미언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고, 나는 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미친 소리 같지만, 얼굴 없는 남자를 믿는 것도 미친 소리긴 하다. 우리가 감당 못 할 일에 뛰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인간 실험은 연구비 나올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 망할 베르너가 이 남자를 데려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 하나 더. 앨런이 원숭이들한테 자기 차를 다시 칠하게 하고 있었는데 (앨런이 그냥 공짜로 자기 차를 개조하려고 이러는 게 아닌가 싶기 시작했다) 그중 한 마리가 공구 몇 개를 들고 몰래 빠져나갔다. 없어진 걸 알아채는 데 한참 걸렸지만, 나랑 앨런이 그 녀석을 꽤 쉽게 찾아냈다. 침팬지 우리 바깥을 서성이고 있었다. 공구를 어디 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일 찾아보면 된다.
일지는 여기서 끝납니다. 그 "내일" 은 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문서에 따르면 기동특무부대 Epsilon-6 이 시설에 들어갔을 때, SCP-039-A 는 자기 숙소로 추정되는 곳에서 SCP-039 몇 마리와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기동특무부대는 특정 이상 현상에 대응하려고 재단이 꾸리는 전문 부대입니다. 처음에는 SCP-039-A 가 말을 하지 못해 소통이 어려웠지만 글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이 자리 잡자 SCP-039-A 는 순순히 재단의 구금에 응했습니다.
원숭이가 공구를 들고 침팬지 우리 앞을 서성이고, 다음 날 세 사람이 침팬지에게 맞아 죽습니다. 일지만으로는 증명되지 않지만, 누가 시켰는지 생각하지 않기가 어렵습니다.
부록 039-4: 면담 기록
이 부록도 "Level 3 권한 재입력 → 접근 허가" 단계를 거쳐야 열렸습니다.
다음은 연구원 Lee Roy Carlson 이 SCP-039-A 를 면담한 기록입니다. SCP-039-A 는 텍스트 음성 변환 장치에 글자를 쳐서 대답했습니다.
첫 번째 면담
<기록 시작>
Carlson 연구원: 좋은 아침입니다, SCP-039-A.
[SCP-039-A 가 Carlson 연구원에게 손을 흔든다.]
Carlson 연구원: 저는 연구원 Lee Roy Carlson 입니다.
[SCP-039-A 가 Carlson 연구원에게 악수를 청하고, 그는 받아들인다.]
Carlson 연구원: 프로메테우스 연구소 시설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몇 가지 묻고 싶습니다.
[SCP-039-A 가 고개를 끄덕인다.]
Carlson 연구원: 먼저, Wehrner Gillespie 를 어떻게 압니까?
SCP-039-A: [어깨를 으쓱한다] 리노에서 날 태웠어요. 빨간 밴을 몰고 길에 있던 내 옆에 차를 대더니, 인간이 되고 싶지 않냐고 묻더군요. 대체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사막 어딘가에 날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어요. 다시는 음식이나 물이 필요 없게 해 주고, 더 똑똑하게도 해 준다고. 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운 얘기였지만 잃을 것도 별로 없다 싶었죠. 게다가 그 사람한테 약이 있었고요. 그래서 그 소름 끼치는 밴에 탔고, 그 사람이 날 사막의 그곳으로 데려갔어요.
Carlson 연구원: 그 사람에 대해 다른 건 압니까?
[SCP-039-A 가 고개를 젓는다.]
SCP-039-A: 속마음 털어놓는 대화를 한 건 아니라서요.
Carlson 연구원: 그가 왜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는지 말했습니까?
SCP-039-A: 아뇨. 그냥 연구소 사람들이 실험체 찾는 걸 돕고 있다고만 했어요.
Carlson 연구원: 그렇군요.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게 또 있습니까?
SCP-039-A: 자기가 배우라고 했어요. 아, 그리고 밴 번호판이 플로리다였어요.
Carlson 연구원: 시설로 데려온 뒤로 Gillespie 와 연락한 적이 있습니까?
SCP-039-A: 아뇨.
Carlson 연구원: 확실합니까? 연구소에서 없어진 물건들이 좀 있는 것 같던데요. 침팬지 두 마리도요.
SCP-039-A: 확실해요. 침팬지들은 그 사람들을 죽이고 나서 알아서 나갔어요. 문 여는 법을 알아내서 사막으로 달아났죠. 아마 거기서 죽었을 거예요. 걔들은 아직 음식이랑 물이 필요했으니까.
Carlson 연구원: 그럼 당신은 왜 시설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SCP-039-A: 이봐요, 물이 필요 없다고 열사병에 안 걸리는 건 아니거든요. 음식 구할 걱정도 없으니 그냥 남아 있기로 했죠. 언젠가 누가 날 찾겠지 싶었어요. 그게 당신들이었다는 게 아쉽지만.
Carlson 연구원: 흠. 당신을 수술한 과학자들이 갖고 있었을지 모르는 책이나 연구 기록에 대해 아는 게 있습니까?
SCP-039-A: [고개를 젓는다] 아뇨. 말했잖아요, 난 그냥 실험체였다고.
Carlson 연구원: 흥미롭군요. 말 나온 김에, 침팬지들은 대체 어떻게 우리를 빠져나갔습니까?
SCP-039-A: [어깨를 으쓱한다] 난들 알아요. 콜이 우리 잠그는 걸 깜빡했겠죠.
Carlson 연구원: 흠.
SCP-039-A: 똑똑한 사람도 실수는 하니까요.
Carlson 연구원: 그렇겠죠.
메모: 거짓말입니다. 강화된 화학적 심문 기법 사용을 요청합니다. -Carlson 연구원
SCP-039-A: 내 말 안 믿는군요?
Carlson 연구원: 질문은 제가 합니다.
SCP-039-A: 그래요? 아니면 그냥 앉아서 받아 적기만 할 건가요?
Carlson 연구원: 원하는 만큼 적을 겁니다.
SCP-039-A: 좋아요, 천천히 해요. 어차피 내가 갈 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끝나면 그냥 날 다시 감방에 넣을 거잖아요, 그렇죠?
Carlson 연구원: 그렇습니다.
[SCP-039-A 가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머리 뒤로 깍지를 낀 채 등을 기댄다. Carlson 연구원이 받아 적기를 마친다.]
Carlson 연구원: 좋습니다, SCP-039-A. 마지막 질문 하나만 하죠.
SCP-039-A: 날 그렇게 부르는 게 정말 즐거운가 봐요? 내가 사람이라는 걸 잊기 쉬워지니까.
Carlson 연구원: 원숭이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습니까?
SCP-039-A: 뭐라고요?
Carlson 연구원: 우리가 회수한 일지를 보면, 당신이 원숭이들, 그리고 개조된 침팬지들과 어떤 식으로든 소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SCP-039-A: 그거 콜의 일지겠네요. 그 사람 바보였던 거 알죠? 재수 없는 놈이기도 하고. 나도, 침팬지들도 싫어했어요.
Carlson 연구원: 다른 SCP-039 개체들과 소통할 수 없다는 말입니까?
SCP-039-A: 그러니까, 당신은 당신 개랑 소통할 수 있어요? 개는 똑똑한 동물이잖아요.
Carlson 연구원: 네, 하지만 나는 개한테 말을 걸 수 있고, 개는 나를 볼 수 있죠. 당신과 원숭이들은 둘 다 못 하잖습니까.
[SCP-039-A 가 머뭇거린다.]
SCP-039-A: 이제 감방으로 돌아가고 싶은데요.
[SCP-039-A 가 팔짱을 낀다.]
Carlson 연구원: 면담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SCP-039-A 가 대답하지 않는다.]
Carlson 연구원: 협조할 생각이 없군요?
[SCP-039-A 가 고개를 젓는다.]
Carlson 연구원: 좋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끝난 게 아닙니다.
<기록 종료>
문서에는 원숭이와 소통할 수 있느냐는 질문과 관련해 SCP-978 의 확장 실험 기록으로 가는 링크가 붙어 있었습니다. SCP-978 은 찍힌 사람의 진짜 욕망을 보여 주는 카메라라고 합니다. 그 기록의 내용은 이 문서에 실려 있지 않습니다.
Carlson 연구원의 화학적 심문 요청은 윤리 위원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윤리 위원회는 재단 안에서 비인도적인 실험과 처우를 심사하는 기구입니다. 승인이 미뤄진 이유는 SCP-039-A 의 바뀐 생리·대사·심리 때문에 기억 소거제(mnestics, 문서 원문 표기 그대로) 같은 약물이 어떤 효과를 낼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두 번째 면담
다음은 그다음 날 진행된 Carlson 연구원의 두 번째 면담 녹취록입니다.
<기록 시작>
Carlson 연구원: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SCP-039-A.
[SCP-039-A 가 대답하지 않는다.]
Carlson 연구원: 당신 얼굴을 없앤 처치에 대해 몇 가지 묻고 싶습니다.
[SCP-039-A 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Carlson 연구원: 먼저,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SCP-039-A: 무슨 뜻이에요?
Carlson 연구원: 외과 수술이었습니까? 비술- 아니, 마법 의식이었습니까? 유전자를 조작했습니까?
SCP-039-A: [어깨를 으쓱한다] 자세한 건 안 알려 줬고, 수술 중엔 의식이 없었어요.
Carlson 연구원: 묻지도 않았습니까?
SCP-039-A: [고개를 젓는다] 어차피 과학 얘기를 알아듣지도 못했을 테니까요. 그냥 더 똑똑해지고 더는 먹을 필요가 없을 거라고만 했어요. 그리고 눈이 멀겠지만, 청력이 좋아져서 그렇게 나쁘진 않을 거라고요.
Carlson 연구원: 그리고 당신은 그걸 받아들였고요?
SCP-039-A: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도 그랬을 거예요.
Carlson 연구원: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SCP-039-A 가 잠시 생각한다.]
SCP-039-A: 대충, 한 달에 음식에 돈을 얼마나 써요? 장보기, 식당, 전부 다.
Carlson 연구원: 어, 몇백 달러? 그때그때 다르죠.
SCP-039-A: 자, 그 백 달러들이 매달 그대로 남는다고 상상해 봐요. 1년이면 천 달러가 넘어요. 그걸로 뭘 살 거예요? 갖고 싶은데 예산 때문에 지금은 못 가진 거요.
Carlson 연구원: …어, 음, 메탈리카 공연 표를 사려고 돈을 모으는 중이긴 합니다.
SCP-039-A: 멋지네요. 그러니까 생각해 봐요. 먹을 필요가 없으면 메탈리카를 보러 갈 수 있는 거예요.
Carlson 연구원: 뭐, 그렇죠. 하지만 저는 먹는 게 좋습니다.
SCP-039-A: 그래요? 아니면 먹어야 한다는 생물학적 욕구가, 어차피 선택권도 없는 일을 즐긴다고 당신 뇌를 속이는 건 아니고요?
Carlson 연구원: 당연히 먹는 게 좋죠! 뭐,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고급 식당 같은 데 가면 좋습니다.
SCP-039-A: 좋아요, 그럼. 이렇게 말해 보죠. 살 좀 빼고 싶죠, 그렇죠?
Carlson 연구원: 네? [Carlson 연구원이 자기 몸을 내려다본다.]
SCP-039-A: 그냥 짐작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러니까.
Carlson 연구원: 저 같은 사람들이요?
SCP-039-A: 먹을 걸 살 돈이 있는 사람들. 얼굴을 떼기 전에 나는 노숙자 쉼터에 가거나 쓰레기통을 뒤져야만 뭘 먹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당신은 반대 문제가 있잖아요? 너무 많이 먹는 거.
Carlson 연구원: 뭐, 그런 셈이죠.
SCP-039-A: 자, 그런 걱정을 아예 할 필요가 없다고 상상해 봐요. 케이크 한 조각 더, 튀김 하나 더 집으려고 손을 뻗을 때마다 자제하려다 실패할 필요가 없다면요. 먹을 수가 없는데, 어차피 먹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게 아무렇지도 않고, 몸은 저절로 정상 체중이 되는 거예요. 아니, 나는 얼굴을 없애기 전엔 장대처럼 말랐었어요. 지금 날 봐요!
Carlson 연구원: 어, 저는 그냥 다이어트를 하겠습니다.
SCP-039-A: 그럼 이건 어때요? 하루에 먹는 데 시간을 얼마나 써요?
Carlson 연구원: 이봐요, 저는 그냥 처치에 대해 더 알고 싶을 뿐입니다. 이런 얘긴 필요 없어요.
SCP-039-A: 내가 왜 자원했는지 알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 그걸 설명하려는 거예요. 아니면 사실 알고 싶지 않은 건가요?
Carlson 연구원: [한숨을 쉰다] 알겠습니다, 계속하세요.
SCP-039-A: 그래서 먹는 데 시간을 얼마나 써요?
Carlson 연구원: 모르겠네요, 다 합쳐서 한 시간쯤?
SCP-039-A: 그럼 요리하는 데는요? 장 보는 데는요? 장 보러 오가는 운전, 장 본 걸 들여오고 정리하는 데는요? 식당에 가면 어디 갈지 정하고, 거기까지 운전하고, 자리 기다리고, 주문 기다리고, 음식 기다리고, 계산서 기다리는 데 시간을 얼마나 낭비해요? 그리고 먹고 나서는 매일 똥 싸는 데 시간을 얼마나 써요? 변기에 앉아서, 자기 엉덩이 닦고, 짐승처럼 자기 똥 냄새 맡는 데 인생을 얼마나 낭비해요? 당신의 짧은 인생 가운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기본적인 생물학적 욕구를 채우는 데 낭비되는지 알고 있어요?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게, 해야 하는 일 하느라 바빠서 끝내 안 되는지?
Carlson 연구원: [한숨을 쉰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저는 제 얼굴이 지금 있는 자리에 있는 게 좋습니다.
[SCP-039-A 가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SCP-039-A: 글쎄요, 당신이 내 처지였으면 생각이 달랐을지도 모르죠. 내가 있던 자리에선 얼굴쯤은 작은 대가였어요. 이제 와선 상관없겠지만요. 난 상자 안에 있으니까.
Carlson 연구원: 그건 유감입니다. 하지만 얼굴 없는 남자가 그냥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게 두면 어떤 소동이 날지는 당신도 분명히 이해하실 겁니다.
[SCP-039-A 가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띄운 채 몇 초 동안 머뭇거린다.]
SCP-039-A: 다른 질문 있어요?
Carlson 연구원: 음, 다른 심리적 변화를 겪었는지 궁금합니다. 원숭이들은 개조되지 않은 개체보다 인지 능력이 훨씬 높은데, 당신도 비슷한 걸 겪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SCP-039-A: 물론이죠! 근데 그냥 똑똑해진 것보다는 좀 더 복잡해요.
Carlson 연구원: 어떻게요?
SCP-039-A: 음, 전부 주의력 문제예요. 이제 귀가 더 잘 들려요. 이것 때문에 [SCP-039-A 가 자기 "얼굴" 의 윗부분을 가리킨다.] 그런데 더는 산만하지 않으니까 더 잘 듣기도 해요. 말이 되나 모르겠네요. 전엔 몰랐고, 당신도 아마 모를 거예요. 얼굴이 아직 있으면 아무도 모를지도 몰라요. 그런데 사람은 늘 산만해요. 천 가지 다른 걸 생각하고, 직장 걱정하고, 저녁에 뭘 먹을지, 어디서 잘지, 다음 한 방은 어떻게 구할지, 그게 당신한테 뭐든 간에, 궁리하죠. 그런데 나는 이제 그런 걸 다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까 들을 때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요. 정말로 주의를 기울이고, 그걸 전부 기억할 수 있어요. 그리고 생각할 때, 수학 문제 같은 걸 풀려고 할 때 집중할 수 있어요. 정말로 집중할 수 있어요. 맨정신이랑 취한 상태의 차이 같은 거예요.
Carlson 연구원: 말이 나와서 말인데, 우리가 찾은 문서를 보면 당신은 수술 전에 마약 중독이었습니다.
SCP-039-A: 네, 얼굴 떼기 전엔 크랙 중독자였어요. 그런데 수술 뒤로는 조금도 당기지 않았어요. 금단 증상도 없었어요. 당신한텐 흥미롭겠죠?
Carlson 연구원: 네, 그렇습니다. 왜 그런지 압니까?
SCP-039-A: 과학적으로는 몰라요. 데이미언이랑 다른 사람들도 그건 예상 못 한 것 같았고요. 그래도 난 알아요.
[SCP-039-A 가 잠시 멈춘다.]
SCP-039-A: 본질적으로? 영적으로? 느낄 수 있어요. 말이 되나 모르겠네요.
Carlson 연구원: 그 느낌을 설명할 수 있습니까?
SCP-039-A: 사실 간단해요. 음식 얘기했던 거랑 비슷해요. 이제 내 얼굴이 없어졌고, 장기도 잔뜩, 정확히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이 없어졌으니까, 난 거기서 끊어졌어요.
Carlson 연구원: 무엇에서요?
SCP-039-A: 충동. 원초적 본능. 원숭이 뇌. 전에는 내 몸이 뭔가를 갈망했어요. 음식, 물, 섹스, 마약, 술. 생각을 거의 할 수가 없었어요. 지금처럼 정말로 생각하는 건요. 그런데 이젠 아니에요. 그 사람들이 내 얼굴을 없앴을 때, 원숭이를 없앤 거예요. 이제 여기엔 나만 있어요.
[SCP-039-A 가 자기 이마를 톡톡 두드린다.]
SCP-039-A: 자기 자신을 완전히 통제하는, 그냥 이성적인 인간 하나만요.
<기록 종료>
"당신도 그랬을 거예요" 라는 대답 옆에도 SCP-978 확장 실험 기록으로 가는 링크가 달려 있었습니다. 그 기록이 무엇을 보여 주는지는 이 문서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문서 맨 앞의 인용구가 바로 이 면담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설득당할 뻔한 제가 제일 무서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
이 문서에서 가장 섬뜩한 건 얼굴 없는 원숭이의 생김새가 아닙니다. 수술받은 존재들이 하나같이 차분하고, 협조적이고, 서로 아낀다는 점입니다. Cole 은 원숭이들이 "더는 사고 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 원숭이들은 몰래 공구를 들고 침팬지 우리 앞을 서성였고, 우리 문짝은 떼어져 있었습니다. 문서가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저는 SCP-039-A 가 원숭이와 침팬지를 통해 연구원들을 죽게 만들었다고 추측합니다. Carlson 연구원도 "거짓말" 이라고 적었으니 재단 안에서도 비슷하게 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걸리는 건 이 처치의 정체입니다. 데이미언이 읽었다는 라틴어 고서, 유전적으로는 아무 차이가 없는데 새끼까지 얼굴 없이 태어난다는 사실, 숨도 안 쉬고 먹지도 않는데 살아 있는 몸. 과학이라기보다 어떤 의식에 가까워 보입니다. Carlson 연구원이 "비술" 이라고 말하다 고친 것도 재단이 같은 의심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여기에 원숭이를 가져다준 "배우" Wehrner Gillespie, 빨간 밴, 그리고 스무 번째 원숭이가 붉은 배우 극단의 집에서 발견됐다는 사실까지 겹칩니다. 이 실험 전체가 처음부터 누군가의 무대였던 것은 아닐까요?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마지막으로 SCP-039-A 의 말 자체가 남습니다. 굶주림과 중독 속에 살던 사람에게 "다시는 먹지 않아도 된다" 는 제안은 정말로 구원이었을지 모릅니다. 그가 스스로를 "자기 자신을 완전히 통제하는 이성적인 인간" 이라고 부를 때, 그 말이 진심이라는 게 더 무섭습니다. 욕구를 지운 존재가 차분하게 세 사람의 죽음을 꾸몄다면, 그건 이성일까요, 아니면 그저 원숭이 대신 들어앉은 다른 무언가일까요?
관련된 것들
- SCP-1328: 재단이 따로 관리하는 이상 개체로, 사라진 스무 번째 SCP-039 개체가 1999년 그 안의 "붉은 배우 극단" 소유 빈집에서 발견됐습니다.
- SCP-978: 찍힌 사람의 진짜 욕망을 보여 주는 카메라라고 하며, 면담 기록의 두 대목(원숭이와의 소통, "당신도 그랬을 거예요")에 이 카메라의 확장 실험 기록이 링크돼 있었습니다.
- SCP-1513: SCP-039-A 가 Wehrner Gillespie 의 밴에 "플로리다" 번호판이 달려 있었다고 말한 대목에 이 개체 문서 링크가 걸려 있었습니다. 무엇과 관련된 것인지는 이 문서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하위 문서
딸린 문서 4건을 순서대로 정리해 올리고 있습니다.
댓글 (0)